미리 가보는 백두산 관광

이수룡 기자 2020-05-22 14:26:24

남북관계가 급진전되면서 백두산관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남북이 가로막혀 중국으로 우회해 백두산을 올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4·27판문점선언으로 직항로가 열려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면 바로 삼지연공항에 도착해 백두산 일대를 둘러보는 관광 코스가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9월27일부터 30일까지 북한을 방문했을 때 백두산관광 길에 올랐다. 당시에는 평양 순안공항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백두산 삼지연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코스는 백두산 장군봉과 백두산 밀영(密營), 삼지연(三池淵) 등으로 짜였고, 베게봉호텔에서 1박을 한 뒤 평양으로 돌아왔다.

만약 백두산관광이 열린다면 백두산 장군봉과 삼지연은 꼭 포함될 것이지만 백두산 밀영은 남북의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밀영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 유적지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가이기 때문에 북한 측에서는 남한 관광객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곳이지만 남측으로서는 약간 껄끄러운 곳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백두산 관광의 출발은 해발 1700m 정도인 삼지연공항에서 시작된다. 도로 폭이 넓지 않아 20명 정도가 타는 중형 전세버스가 운행되는데 정상까지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기억된다. 삼지연공항 인근은 침엽수가 빽빽한 원시림이지만 정상 부근으로 오를수록 화산이 금방 폭발한 것처럼 느낄 정도로 척박한 땅으로 바뀐다.

해발 2750m인 백두산은 바람이 거세며, 1년에 아홉 달은 눈으로 덮인다고 한다. 강수량도 서해나 동해보다 많이 209일정도 된다.

9월말에 백두산에 올랐는데도 바람이 차고 정상 곳곳에 눈이 보였지만 다행히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어 천지를 볼 수 있었다. 백두산 천지는 눈이 시릴 정도로 맑고 푸르렀다. 백두산은 군사적으로도 중요해 국경수비대가 상주하고 있다.

백두산 밀영은 일제강점기 김일성 주석이 이끈 조선인민혁명군의 비밀아지트다. 이곳에는 사령부로 사용한 귀틀집과 대원 숙소인 대원실, 김정일 위원장이 태어난 ‘3호밀영’ 등 3채의 귀틀집이 복원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노루발 손잡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백두산은 겨울에 영하 40도까지 떨어져 금속 손잡이를 달면 손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노루발로 문고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삼지연은 원래 강이였지만 100만년 전 백두산이 폭발하면서 화산분출물이 흘러내리면서 골짜기를 막아 이뤄진 3개의 호수다. 해발 1395m에 위치하고 있고 추운 곳이지만 온천이 솟아 평균 수온이 20℃이상을 유지한다고 한다.

삼지연은 북한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항일유적지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다. 삼지연 입구에는 김일성 동상을 중심으로 항일무장투쟁을 기념해 만든 군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